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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1 0x38.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 보고서 (오병곤 저)

0x38.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 보고서 (오병곤 저)



  0x38.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 보고서 (오병곤 저 | 디자인 김미경)

  이 책은 회사에 책을 읽어 볼 수 있도록 비치되어 있는 책꽂이에서 보고 제목이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책의 오른쪽 윗부분에 보면 "대한민국 토종개발자가 제시하는 희망 로드맵"이라는 글귀가 있어 더더욱 끌리게 되었다. 책의 저자를 잠깐 살펴보니 익숙한 "구본형 변화 연구소 1기"라는 글귀가 들어왔다. 전에도 같은 곳(?)에서 나온 책을 리뷰 한적이 있다. "혼자 놀기"의 저자이신 강미영님도 구본형 변화 연구소의 활동을 했었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에서 보다 싶이 "대한민국 개발자 희망 보고서" 가 제목이 되듯이 그만큼 대한민국 개발자들의 고충이 녹아 있는 책이다.

  자꾸 제목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한가지만 더 짚고 넘어 갔으면한다. 대한민국 개발자라는 단어에서 동질감이 느껴졌지만, 뒷부분의 희망 보고서 라는 글귀에서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사실, 보고서라는 단어는 나에게 친숙하지 않은 단어이다. 대부분이 보고서를 위한 보고서를 보았기 때문에 그렇다. IT개발 경력은 이제 5년차다. 어떻게 보면 길수도 아닐수도 있는 시간이다. 전공인 컴퓨터 공학까지 합치면 군생활 빼고, 9년차다. 블로그에서 대부분 책에 대한 이야기인데 가끔씩 "이 블로그와 주인장은?" 이라는 포스팅을 보신분들이 하는 말씀이 개발자이면서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것을 보면 놀랍다고 한다. 그 뒷부분에 배경으로는 개발자는 시간이 없다라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개발자라는 직업은 시간에 쫓기는 직업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 된다. 하지만, 그 인식이 사실이라는 것이 더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책의 리뷰에 앞서서 서론이 길어지고 있는 것은 그만큼 나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것인데.. 음. 보고서에 대해서 이질감이 느껴진다고 했는데, 우스게 소리로 이런 말이 있다. 이메일에 엑셀로 데이터가 왔다 갔다하며 일을 하는 사람들은 직급이 낮은 개발자들이다. 그러다가 좀더 시간이 지나면, 파워 포인트에 엑셀의 데이터를 넣어서 업무를 하다가, 어느순간 데이터는 다 빠지고 파워포인트로 개발을 하는 때가 된다. 이를 A4 엔지니어라고 비꼬아서 표현한다. 하지만, 이것은 이들에게 손가락질 할 것이 못된다. 누구나 그 시기가 되면 A4엔지니어가 되도록 IT개발자라는 직업군이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부분은 책의 리뷰에서 좀 더 말하고 싶다. 그러면서 전문가가 없다고 아우성을 친다. 참 웃기는 노릇이다. 내가 알고 있는 친구들 중에서 아직 개발자로 몸담고 있는 친구는 몇 되지 않는다. 대부분 떠났다. 이유가 가지 각색이지만, 나도 개발자 때려치고 떠나고 싶었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개발자하고 있다. 가끔씩 이길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말이다. 책 리뷰를 해보자!

  이 책은 크게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그 첫번째는, 과감하고도 슬픈 단어로 시작한다. 바로 "생존"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비하(?)해서 21세기 노가다라고 표현한다. 아주 직설적이고도 솔직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소프트웨어 개발과 가장 반대되는 직업군을 합쳐 놓아서 마치 정반합을 찾고자 하는 말이기도 하다. 가장 업계에서 많이 쓰이는 MM이라는 Man Month를 예를 들어보자. 개발하기에 복잡해서 업무가 지연된다는 말을 듣고, MM를 더 투자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그러면 단순히 MM을 키우기 위해서 인력을 추가로 투입해서 해결하려고 한다. 바로 노가다식 발상이다. 소프트웨어 쪽에 관심이라도 있던 사람이라면, 인력을 투입해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것이다. 하지만, 사람들 더 투입하는 것 이외에 대안을 모르기 때문에 결국 추가로 인력을 투입한다. 한마디로,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의 본보기이다. 이론적으로 접근하면 그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 복잡도 증가이다. N(N-1)/2의 복잡도가 증가한다. 한마디로, 사공이 많아서 배는 산으로 가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MM에 관한 것은 브룩스의 법칙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것이 항상 사실은 아니다. 오픈소스의 경우를 저 공식에 대입하면, 프로젝트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왜냐면, N이 왠만한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인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차이점은 무엇인가? 커뮤니케이션 비용만 증가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타당하나,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현실에서는 그것을 무시하고 인력만을 더 투입시켜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이런 골치아픈 상황이 되는 원인이 말이다. 바로 "사람"이다.

  업계에서는 개발자를 구하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다. 한마디로 인재가 없다고 그런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IT관련된 대학생들은 넘치고 넘쳐난다고 그런다. 대한민국 10만 IT양병설을 외치던때가 엇그제다. 그런데 개발자가 없다. 그 말인 즉, 대부분 떠났다. 개발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월화수목금금금이 IT업계 종사자는 다 알고 있는 일주일이다. 갑을 관계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그건 그나마 다행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쪽에서는 갑을이 대부분 아니다. 갑을병정무기 까지 외주에 외주, 그 외주에 또 외주 까지 가면서 비용의 일부를 커미션으로 받고서 쭉~ 타고 내려간다. 그러면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보수는 더이상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될것이다. 그런데 인재를 구하겠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이것은 정말 웃기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인재를 구했다고 손 치더라도, 35이라는 대한민국 개발자 최종 심리적 저항선을 넘기면, 이들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는 줄어들기 시작한다. 개발시간 보다 보고서 쓰는 시간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일본회사와 일을 할때에, 전문가라는 개발자분을 본적이 있었다. 나이는 잘 모르겠다 물어보지 않아서,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거의 정년퇴임하실 나이정도로 보였다. 하지만, 개발자이다. 문제가 생기면 그는 그가 들고 다니는 아주 두꺼운 책을 펴들고서는 이리저리 찾다가 여기를 이렇게 수정해보라고 나이가 젊은 개발자에게 알려주며, 일을 해나간다. 듣기로는 그분은 그 분야에서 일본에서도 열손가락안에 드는 전문가라고 한다. 그리고 들고 다니는 아주 두꺼운 책은 자신이 손수 일일이 개발하면서, 만든 노트이다. 그런 사람이 정말 전문가라는 호칭을 받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토종 개발자중에 이런 전문가를 볼 기회가 아쉽게도 나에겐 아직 없었다.

  2장은 정진, 3장은 도약, 4장은 비젼이다. 책속에 많은 부분이 개발자라면 고개를 끄덕이고, 때론 감정에 복받쳐 눈시울이 뜨거워질 만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중에 한가지를 소개해본다. 낚시를 비유해서 한 표현인데, 책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다. 개발자들 중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싶어하지만, 정작 그 손맛을 못잊어서 떠나지를 못한다. 그 손맛은 난해한 문제를 해결하고 난다음에 느끼는 희열과 같은 것을 말한다. 개발자 대부분 타이핑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이를 손맛에 빗대어서 표현하였는데, 나에겐 완전공감이 가는 대목이였다. 또 다른 부분으로는 앞서서 MM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는데, 참 재미있는 표현이 있었다. 시간을 단축시킨다고 의사 두명이 달라 붙으면, 태아가 5달만에 나오겠느냐는 것이다. 정말, 제대로 된 풍자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다루는 많은 부분들이 나오는데 이는 생략했다. 가장 중요한 단어 하나만 이 책을 통해서 알면된다고 생각한다. 바로 "사람" 이라는 단어이다.

  책에서 아쉬운 점은 개발자들 스스로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지언정, 이 개발자들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나라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본다. 나같은 개발자가 원하는 것은 바로 아키텍터이다. 책의 저자도 그렇게 책에서 표현을 했으며, 대부분 개발자들의 꿈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책에서 빠진 부분이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하면 그 아키텍터가 될 수 있는지? 혹은 한국의 개발자들의 환경이 좀더 낳아지고 있는지? 그것에 대한 부분을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혹자들은 이렇게 표현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에서 아키텍터가 되려면, 이곳을 떠나 외국에서 아키텍터가 되어서 돌아오라고, 그 길 밖에 없다고... 하지만, 그 꿈을 가지고서 떠나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돌아오는 사람은 없다고 하더라고... 슬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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