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6. 7박 8일 홀로 떠나는 제주 여행 (2)
25일 배를 타고 출발해서 26일 아침에 도착하였다. 13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였지만, 배에서 눈을 붙여 새벽녘에 일어나니, 실제로 배안에서 깨어 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날씨만 좋았다면, 아마도 배에서 야경을 찍느라고 야단법석을 떨었을 법하지만, 베트맨의 고담시를 보는것과 같은 날씨로 인해서 고히(?) 잠만 잤다. 암튼, 그리고 바로 차를 찾아서 출발한 곳은 바로, 제주시 종합운동장이다. 항구나 공항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기에 금방 갔었다. 한 15분정도 거리? 그쯤 되었던 것같다.
이날은 그곳에서 올레 15코스 개막식에 참석하는 버스가 9시에 출발하였기 때문에, 좀 서둘러서 도착했다. 올레 관련 정보는 제주 올레(
http://www.jejuolle.org/) 이곳에 가면 자세히 나와있다. 사실, 여행동안 올레코스 두곳을 돌았다. 그 중 첫번째가 현재의 마지막 코스인 15코스이다. 계속 길을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코스들이 자꾸 생길것이다. 아마도, 서명숙씨가 제주도를 한바퀴 도는 코스가 완성될때까지 계속 될 법하다. (위의 사진의 주인공이자, 올레길을 만드신분이다. 이전에 리뷰한적이 있는 "
놀멍, 쉬멍, 걸으멍의 저자이기도 하다.")
날씨는 여전히 흐렸지만, 오히려 걷는 육체적 운동에는 딱 좋은 날씨였다. 다만, 정신적으로는 별로다.
이날 참석한 인원은 뉴스마다 다르기는 한데, 1,800여명에서 3,000명정도로 나왔다. 아무튼 그 열기는 대단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뭐만 하면 우르르 몰려서 야단법석이라고 하는데.. 사실 알고보면, 좁은 땅이다가 보니 무었을 해도 사람이 몰리는 것처럼 보인다. 암튼. 19.3Km 거리의 코스로 대략 6~7시간 잡으면 된다. 아침 10시에 출발해서 오후 4시경에 도착했으니, 대략 6시간정도 걸렸던것 같다. 코스 정보는 (
http://www.jejuolle.org/course/co_course.html?csno=17) 에 가면 있다. 자! 그러면 맘 편히 스냅사진들을 보자.
정말, 정겹게 손을 항상 꼭 잡고 걸었던 커플이였다. 사실, 올레 깃발(노란색:귤, 파란색:바다)이 손정도 높이에, 옆에는 돌담길과 제주를 상징하는 귤이 있고 이런 그림에서 찍고 싶었는데... 한눈파는 사이에 커플이 사라졌다. 두분 행복하세요.
갈대에 묶인 올레 표식이다.
올레길을 다니면서 길을 지키시는 분들이다. 정말, 놀랐었는데... 정말로 그 길을 걸으면서, 나누어주는 커피, 음식물등을 몰래 버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인지 저분들은 스틱대신에 집게를 들고 다니신다. 정말, 즐겁게 걸어야 할 길위에 쓰레기 버리는 개새X들은 다리를 뿐질러 버려야한다. 얼마나, 얌체없이 여기저기 숨겨서 버린것을 저분들이 꼼꼼히 귀신같이 찾으셔서 담으시는지.. 따라가다가 보니, 앞서 갔던 올레꾼들이 죄다 의심스러워지더라..
올레 자원봉사자 분이시다. 멋진 광경 담으셨길..
도새기 숲길이다. 내가 자란곳의 뒷산을 누비던 어린시절 밟았던, 산길의 흙을 이날 다시 밟아 보았다. 침대보다도 더 폭신폭신한 산이 만들어준 길. 오래간만에 신이나 뛰었다. (도새기는 돼지의 제주도 방언이다. 돼지길이라는 이름처럼, 멧돼지가 있나보다.)
점심을 나눠주는 납읍초등학교이다. 오른편으로는 금산공원인데 오프라인 사진전을 하고 있어서 점심을 먹고 한번 둘러보고 길을 나섰다. 무었이 그리 바쁠일이 있는가? 쉬엄쉬엄 구름가는 만큼, 바람부는 만큼 걸으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올레길인것을..
왕복 5,000원 버스표와 식권이다.
이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먹어본 "몸국" 돼지고기 육수에 모자반(몸 은 모자반을 일컷는 제주 방언)을 넣고 만든 국인데... 제주에서 세번을 먹었다. 정말 맛있다. 나중에 제주분에게 배운것이지만, 몸국에 저렇게 고추가루 같은 것을 넣어서 먹는 분들도 있는데, 대부분의 제주분들은 고추가루 대신에 김치를 넣어서 간을 한다고 하길래, 그 다음부터는 김치로 간을 해서 먹었다. 나중에 소개할 몸국 맛집에서 그런 나를 보고, 제주분이냐고 물은적도 있을 정도로 몸국 매니아이다. 서울에 몸국 잘하는 곳 누가 알고 있으면 알려주삼!!!
악기들 들고 다니시던 분들인데, 점심시간에 한바탕 음악 연주를 해주신다. 그분들에게는 웃음이 떠나가질 않았다.
올레길 주변에 많이 있는 귤나무이다. 점심먹고 지나가는 귤밭에서, 한 아주머니가 귤 4~5바구니를 내놓으면서 올레꾼들에게 그냥 나누어 주신다. 처음에는, 파시는 것인줄 알았더니만, 밥먹고 가면서 물처럼 먹으라시며 웃으시며, 막 따서 주신다. 돈 안받으신다면서.. 땅의 정직함 만큼 때 묻지 않는 아주머니의 얼굴을 보니, 처음에 장사속으로 그러는거 아닌가 했던, 내 자신이 스스로 부끄러워졌다. 그 아주머니는 이내 돈을 받지 않으셨다. 그냥 나누어 주셨다. 모자라면 오히려 더 따서 주셨다.
개인 소유의 땅이지만, 올레꾼들에게 길을 내어 주셨다.
길위에는 걷는 이들의 삶이 있다. 걸으며 무었을 지웠을까? 무엇을 털어버렸을까? 발걸음에 무게가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내 옆에 있기에 당신은 아름다운 나의 아내이다. 때론, 장갑보다 따뜻한 아내의 손이 있다.
삶이 그렇게 바쁜가요? 올레에서 그 삶의 "속도를 줄이시오". 때론, 옆에 있는 이와 눈을 맞춰보세요. 앞만 보고 가지마세요. 그리고 천천히 가세요. 그 길에는 턱도 있을 것이고, 나를 막아서는 신호등도 있을 꺼예요. 마치 그게 인생 것처럼요.
인디언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라면 함께가라"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 말 처럼 멀기만 했던 이 길이 가볍기만 했다. 아래는 GPS로 로그를 남긴 것을 구글에서 본것이다.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걸었으니, 코스는 아래와 같다.
첫날 제주에 도착해서, 걸은 올레길.. 길이 좋아서일까? 여행동안 또 한번의 올레길을 걸었다. 그러더라.. "길이라는 것은 어느 길이나 똑같다. 다만, 그 길을 누가 걷느냐가 그 길을 아름답게 만든다."라고.. 자신이 걷는 스스로의 인생이란 길을 아름답게 만들어야겠다.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걷고 이 길을 만들었다는 서명숙씨, 그녀가 걸었던 산티아고 길을 걸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