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물 휴양림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잠을 자서일까? 새벽 3시경에 눈을 뜨고서는, 아~ 이건 너무 빠르다. 좀더 자야지 했지만, 한라산의 설레임 때문인지 잠이 오지를 않았다. 어쩔수 없이 새벽 5시에 길을 나섰다. 쌓여서 얼어버린 눈때문에, 기어를 2단이상 올리지 않고서 성판악 입구에 도착했다. 5시 반경.. 주차장에는 나 혼자 뿐이였고, 입구에도 아무도 없었다. 홀로 산에 올라갈때는, 다른 사람이 근처에 있는 것이 좋으니 좀 기다렸다. 나름, 6시까지 안오면 그냥 올라가리라. 하는 마음이였는데, 10분정도 기다렸을까? 봉고와 승용차가 한대 오더니만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여럿내리신다. 내리셔서 바로 장비를 착용하느라 정신이 없으셨다. 이내 마음이 좀 놓여서, 그분들께 얼굴도장 찍고서는 먼저 출발했다.
그 시간은 바람 마져도 잠든 시간이였다. 들리는 것은 나의 발자국 소리와 힘겨운 듯 쿵쾅거리는 심장소리뿐이였다. 제주의 바위 보다 검디 검은 어둠만이 나를 반길 뿐이었다. 그곳에선, 내 발자국만이 나와 함께 걸었다. - 산행중에 -
해가 뜨고 날이 좀 밝아오니, 사진을 찍을만 했다. 허리쯔음에 있어야 할 안내판은 저렇게 눈에 파묻혀 있다.
역시나! 이 맛에 산을 찾는 것인지.. 아무도 밟지 않는 땅을 먼저 밟는 느낌이 이런것인지.. 눈꽃은 아름답기만 했다.
한번도 맑은 날을 보여주지 않았던 제주인데, 이날은 예외였다.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파란색을 내 뿜고 있었다.
사실, 이날도 구름 밑에서는 흐린 날씨였을 것이다. 구름이 옆에 깔린것이 보인다.
구름과 함께 산행하는 기분이였는데, 다소 위험하기도 했다.
위의 사진처럼, 위험해서 붉은 깃발을 꽂아 놓은듯 했다. 가이드를 해주어야 할, 안전 울타리는 눈 아래 묻혀있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수 있다는 백록이 이날은 나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규모는 작았지만, 감동은 컸다.
한라산, 그곳에 사람들이 버리고 간 것이 있다. 서운함, 아쉬움, 미움, 증오들... 이런 것들이 쓰레기 대신에 버린 것들이다. 나도 그곳 꼭대기에 껍데기를 버리고 왔다. 그리고선 다시 새로운 것을 담으려고 산 아래로 내려간다. 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 산행중에 -
올라 왔으니 증명사진 한컷~
내려오다가 생각나서 찍은 사진인데, 위의 사진과 같은 곳이 많았다. 소백산이 뒷산이라 여러차례 올랐던 경험 때문인지, 산에 대한 준비는 철저히 하고 가서 그나마 쉽게 오를 수 있었다. 내려오니 오후 3시 정도 되었는데, 어디로 갈까 하다가, 바로 우도로 출발했다. 피곤한 몸에 많이 다닐것 같지도 않고 해서, 다음날 올레 1-1 코스를 돌생각으로 우도로 들어갔다.
이곳이 우도이다. 다음날 올레 1-1코스를 돌생각을 하며, 방을 하나 얻고선 한라산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았다. 뉴스에서는 여전히 정치계의 추잡스런 일들만 알려주고 있었다. 마치 다른 세상의 소식인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