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xAE. 화가 vs 화가 (허나영)
이 책은
위드 블로그(이하 위블)의 서평단으로 작성하는 마흔 세권째 책이다. 오래간만에 다시 위블의 책을 리뷰한다. 지난번에 서점에 들려서 업어온 책들 중에 이제 한권만 남아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위블에서 읽고 싶은 책이 있어 신청을 하였다. 이 책 "화가 vs 화가"는 독특한 이야기 구조로 전개되어 있다. 예전에 리뷰하였던 "
아침 미술관(이명옥)"과 비교해보면, 아침 미술관은 하루에 한개씩의 그림을 감상하게끔 되어 있고, 각 앞의 작품과 다음 작품의 연결고리가 있지만 그렇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반면에 이 책은 인연이 있는 동시대의 작가들의 함께 다루어서 그림이나 예술작품이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었는지 직접 살펴볼 수 있어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책에는 22명의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이 11쌍의 작가들을 "우정","경쟁","사랑"이라는 세가지 특징으로 구분하여 작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각 한쌍(?)을 선택해보자!
1. 친구(우정), 변치않는 우정의 예술 동업자들 (구스타프 클림트 vs 에곤 쉴레)
자! 우선 작품(?) 감상부터!!
그림들이 세로로 되어 있어서 다소 보기가 불편 할 수도 있다. 위 두 그림은 클림트의 <다나에>와 에곤 쉴레의 <다나에>이다. 사실, 이 두명의 화가는 스승과 제자 관계이다. 에곤 쉴레는 클림트를 존경해서 그가 스케치 한것을 가지고 클림트를 찾아갔다. 그리고선 그가 그린것을 가지고 클림트에게서 독창적이고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에곤 쉴레는 자신의 작품과 클림트의 드로잉 하나와 교환하고자 하며, 소원이라며 요청을 한다. 이에 클림트는 이렇게 답한다. "왜 내 것과 바꾸려고 하는가? 자네가 나보다 더 잘 그리는데! 허허허"
이 둘은 이렇게 시작했고, 스승과 제자가 되었다. 작년에 클림트 전시회가 서울에서 열렸었다. 그때 참석해서 클림트의 가장 유명한 <키스>와 그의 드로잉을 보았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때 그 수많은 여체의 드로잉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좀 이해가 갔다. 사실, 그 당시에는 좀 실망했었다. 습작이라는 드로잉이 너무 많이 왔기 때문이였는데, 사실 그 많은 습작을 통해서 클림트와 쉴레의 생각을 엿볼수 있었는데 말이다. 그땐, 정말 적나라한 자세의 여체들이 많아서 좀 놀랐는데 책의 일부를 인용하면 "그들은 여인의 몸 그리고 육체적인 쾌락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의 요구에 수많은 여인들도 기꺼이 응했고, 그로 인하여 많은 수의 드로잉 작품이 남아있다. 어쩌면 그들은 누구보다 여체를 깊은 곳까지 사랑했고, 여자들의 육체적인 사랑을 외면하지 않고 예술로 승화시켰던 것일지도 모른다." -책 p.54.-
2. 라이벌(경쟁), 치열한 경쟁자들의 이름. (레오나르도 다 빈치 vs 미켈란젤로)
첫번째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이고 두번째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이다. 사실, 이 둘은 서로 반대대는 성향을 가졌기에 서로 다른 곳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내고, 둘이 마주친적은 한번 있었다. 바로! 피렌체에서이다. 피렌체 공화국의 중심 건물인 베키오 궁의 벽화 제작을 다 빈치에게 의뢰했고, 그 반대편의 벽화는 미켈란젤로에게 의뢰를 했다. 그래서 이 둘은 그 때 만나게 되었지만 서로가 너무 다름을 알게되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과학자 혹은 연구자의 기질로 분석하고 해석해서 작품을 완성하는 반면에, 미켈란젤로는 단지 돌 속에 있는 형상을 끄집어 낼 뿐이라고 표현했으니, 이 둘은 정말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보는 순간.. 이것이 정말 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돌로된 조각이 그림보다 더 부드러워보이는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이야기들 보면 둘의 공통점이 한가지 있다. 둘은 무수히 많은 작품들을 시작했고, 무수히 많은 작품들을 미완으로 완성하지 못했다. 어쩌면 그 작품은 예술가로서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이 두명의 르네상스 대표적 예술가들은 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3대 르네상스 대표 예술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이 셋중 두명의 내용만 다루었다는게 살짝 아쉬웠다. 내심, 라파엘로도 기대했는데 말이다.
3. 연인(사랑), 영혼을 태우는 사랑의 포로들 (까미유 끌로레 vs 오귀스트 로댕)
위의 작품은 까미유 끌로델의 <중년>이라는 작품이다. 늙은 노파가 성인남자를 데리고 가고 남자와 오른편에 무릅을 꿇은 여인의 손은 곧 떨어질것만 같이 묘사되어 있다. 이는 다시 표현하면, 로댕의 부인(로즈)가 로댕을 데리고 가고 오른편에 무릅을 끓고 곧 헤어질 것같이 묘사된 여인은 바로 자기 자신인 까미유 끌로델이다. 까미유 끌로델은 로댕의 조수이자 정부이자 동반자였다. 하지만, 로댕에게는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는 부인인 로즈가 있었고 결국 로댕과 까미유 끌로델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위는 로댕과 까미유 끌로델이 함께 만든 작품이다. 그들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정부였던 까미유 끌로델은 정작 자신의 작품이 아닌 로댕의 이름으로된 작품이 대부분이 되어버렸고, 로댕의 아이마져 유산하자 그녀는 로댕을 떠났다. 하지만, 무슨 작품을 하던지 간에 여성작가 까미유 끌로델이기 이전에 로댕의 정부라는 딱지가 붙었고, 이윽고 그녀는 로댕이 자신의 작품을 훔쳐간다고 까지 생각하며, 세상과 담을 쌓고서 자신의 작품에 몰두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부수기도 하고 해서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고 결국 그녀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그때, 정신병원에서 30년을 보내며 그곳에서 숨을 거둔다. 반면, 로댕은 자신이 죽을때 그의 정부였던 까미유 끌로델이 아닌 원래 부인인 로즈 옆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김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다시 밝힌 셈이 되었다.
포스팅이 좀 길었지만, 이 책은 위와 같은 내용으로 22명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우정, 경쟁, 사랑 이 세가지의 이야기가 잘 어울러져 있어서 그들의 작품을 좀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인상파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으나 예전 포스팅에서도 인상파 화가들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나타내어서 이번에는 좀 다른 부류(?)의 예술가들을 선택했다. 이 책에는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그런 이야기가 담겨져있어서 예술 작품들을 좀더 이해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물론, 예술품은 스스로에 대한 느낌이 우선이다. 하지만, 이런 책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것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 조금 더 마음을 열수 있게끔 도와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