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 워터루 브리지
오후에 미정씨와 헤어지고서는 숙소로 가서 샤워를 하고선, 삼각대를 챙겨들고 런던 박물관으로 향했어요. 박물관에 문닫는 시간이 에매해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래도 가보자는 생각에 길을 나섰어요.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대규모(?)의 인파를 헤치며 걸어가는데, 누군가 뒤에서 내 어깨에 노크를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이게 몬가? 했었는데, 다시 노크를 하더군요. 그때 돈달라거나, 혹은 손에 실을 메어주고서는 돈 받을려는 인간인가 해서 짜증나는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지요.
뒤를 돌아보는 순간, 딱! 영화 어니스트가 바로 머리에서 떠올랐어요. 웃고 있더군요. 난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손에 모자들 들고서는 내밀더군요. 보는 순간, 제 모자더라구요. 얼떨결에 모자를 받고서는 땡큐를 말하며, 머리에 쓰는 순간, 그는 사라졌어요. 잠깐 멍 했답니다. 사라진 인파속에서 그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보이지를 않았어요. 다시 뒤 돌아 길을 가려고 하는데, 문뜩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박물관 보다는 런던의 사람들을 보자.
별로 어렵지 않았어요. 워터루 역을 가면서, 유명 관광소 대신에 사람들의 모습을 살폈어요. 관광객이 다수이고, 그 사이사이에 관광객 같아 보이지 않는 런더너들이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오더군요. 생각해보니, 나는 런던을 보러는 와서, 런던이 만들어 놓은 것만 봤더라구요. 그 속에 있는 웃음과 삶을 지나쳤던 것이 살짝 아쉽더군요. 왜냐하면 사실, 이날이 런던의 마지막 날이였거든요. 다음날은 솔즈베리(Salisbury)를 갔다가 런던 남부의 작은 도시인 West-luworth 로 가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워터루 역에서 기차표를 끊었답니다.
기차역은 아래처럼 한국의 지하철처럼 되어 있고, 아무곳으로나 들어가서, 자신이 타야하는 곳으로 가면 된답니다. 굳이 기차를 선택한 이유는 버스는 많이 타봤기에,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보고 싶다는 마음?
역에 표를 끊었는데, Anytime 티켓이더군요. 사실, 대부분이 Anytime 이지만요. 아무때나 타도 되는데.. 도착 시간이 안나와 있는것이 흠이더군요. 또 하나는 기차가 들어오는 터미널 번호를 모른다는거죠. 역에 있던 전광판에서 확인하고 몇번 터미널인지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한국의 시스템과는 달라 처음에는 좀 혼란스러웠답니다. 뭐, 좋은 점이라면, 티켓이 Anytime 이라는 것!
워터루 브리지를 걸으면 이렇게 런던아이와 빅벤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야간에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요. 비록, 저녁때는 위의 사진처럼 밋밋하지만요. 아름다운 야경은 바로 이 포스팅의 첫사진이죠~
대부분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여행을 하려고 하면, 교통 시스템 파악이 중요하죠. 하지만, 런던은 아니 영국은 그리 어렵지 않는것 같아요. 자신이 서 있는 버스역의 표지판은 위와 같이 버스 번호가 크게 보이고요. 그 아래에는 현재 위치에서 가는 방향의 버스 노선들이 아래와 같이 표시 되어 있구요. 배차시간도 그 아래에 표시 되어 있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사진에는 다 나오지 않았는데, 뭐, 찾아보면 다른 사진에 있을것 같지만... 암튼! 위의 사진 오른쪽 위에 보면 붉은 원형의 일부분이 보일껀데요. 보통 A,B,C 이렇게 표시되어 있는데요. 그것이 사거리나 주변에 역이 많을 경우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서 한곳에 버스가 모두 정차하는 것이 아니라, 일저한 거리를 두고서 배차 시간이 겹치는 버스들을 분산시켜 놓는것 같았어요. 또 하나는 4거리와 같이 어디에서 버스를 타야할지 모를때, 버스 정류장에 있는 지도를 보면 자신이 원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A,B,C등에서 어디에서 타야 할지가 나와요. 물론, 위치도 나오구요.
그리고, 런던의 지하철은 정말 타기 쉬운것 같아요. 동서남북만 알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지하철을 어디서 타야하는지, 또 지하철을 갈아탈때는 어디로 가야하는지 바로 바로 알수 있거든요. 한번만 타도 바로 방향 파악 가능할정도 거든요.
런던에서 제 발의 파트너가 되어준 지도예요. 딱, 이 지도 하나 가지고, 다 돌아 다녔어요. 버스, 지하철, 관광명소 등이 한장에 나와 있거든요. 크기도 다 펼쳐야 신문 반만한 크기! 파리에서도 에펠타워를 모자처럼 쓴 여자의 옆모습 사진이 있는 지도 한장으로 일주일을 돌아다녔거든요. 이태리는 도시마다 지도 한장들고 다녔구요.
이태리에서 한국인들을 많이 만났었는데, 한국에서 찢어온 책을 들고서 이태리 사람들에게 길을 묻고 하더라구요. 뭐, 발음을 굴리고 손짓 몸짓 해가면서 설명을 해서 길을 묻고는 하던데, 힘들어 보이시더라구요. 하지만, 그냥 현지인들이 사용하는 지도를 사용해보세요. 전 불어도 못하고, 이태리어도 못해요. 하지만, 파리에서는 불어로 된 지도를 들고 다니고, 이태리에서는 이태리어로 된 지도를 들고 다녀요. 어떻게 알아보냐고요? 대충 알아봅니다. 몇번 따라 읽어보면요. 게다가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만 안다면 글씨가 그림으로 보이거든요. 물론, 진짜 그림 좀 곁들여져 있으면 더 좋구요. 게.다.가. 역이나 인포메이션에 가면 공!짜!로 쉽게 구할수 있죠.
왜 그런 고생을 하냐면, 길 물어 볼때는 그것이 정말 편하답니다. 그냥 현지인들 불러서 지도 펼쳐서 손가락으로 딱! 찍으면, 별말 안해도 다 알려줍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잘 알려주면, 자신감도 붙어서 막 물어보죠. 그러면 여행이 살짝 즐겁답니다. 왠지 그나라 사람들도 다 친절해보이구요. 약 보름간의 여행기간 동안 저에게 길 알려 주신분이 못잡아도 한 30명? 그 중에 길 안 알려주고 쌩깐 동물이 한두마리 될려나?
기차안에서 사람들이 두고간 신문을 살펴봤어요.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정치도, 경제도, 스포츠도, 연예기사도 아닌 날씨! 보다 싶이... 다 흐려요. 흑흑흑. 암튼, 전 다음날 아침에 Salisbury로 떠났답니다.
런던의 사람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런던에는 두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신문을 들고 다니는 사람과 지도를 들고 다니는 사람. (윽! 이 단순한 이분법적인 사고방식,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