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xC9. 커피 기행 (박종만)
책이란.../여행과 사진 2010/09/13 22:57
0xC9. 커피 기행 (박종만)
커피 매니아인 곽정민님이 빌려준 커피 기행 책이다. 책을 다 읽은지는 몇일이 되었는데, 그동안 여행을 준비하느라 이제서야 포스팅을 한다. 음.. 곽정민님이라고 호칭을 하니 글쓰기가 어색해진다. 그냥 평소에 호칭하는 곽아줌마나 꽉꽝이가 더 낳은듯. 하하하. 한달? 혹은 좀더 되는 기간동안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서 가져다가 주니, 같이 마시다가 보니, 자연스레 커피가 친근해졌다. 그리고 세계테마기행에서 보았던 코스타리카 커피등을 묻다가 보니, 그냥 커피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뒷면까지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책좀 추천해달라고 했었는데,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딱 밑밥을 던졌다. 바로 '커피 기행'이라는 책이다.
책을 많이 접하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선호하는 책의 부류를 알게되고, 이를 선택한다. 마찮가지로 '여행은 몸으로 읽는 책'이라고 했다. 그래서 여행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자 하는 색깔이 목적이 된다. 아직, 나의 경우는 나의 색깔을 찾지 못한것 같다. 오지 여행을 꿈꾸기도 하고, 장기간의 트레킹도 꿈꿔보지만, 시계추처럼 움직이는 생활속에서 기약없는 일정은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망설여진다. 하지만, 뭐 그리 급하게 찾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자연스럽게 찾아지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커피 박물관'의 박종만씨가 아프리카의 커피 기원과 전파된 경로를 따라가면서 여행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런 시각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새로운 곳에 가서는 그곳의 토양과 커피 나무의 재배간격, 수량의 조절, 햇빛의 조절등을 책을 통해서 말해주는 것이였다. 나의 경우는 주로 도시를 다녔기 때문에, 도시에 도착하면 그 도시의 창문을 본다. 그리고 창문에 창살이 어떤 것이 있는지 혹은 없는지를 보고는 이 도시의 범죄율을 대충 가늠한다. 뭐, 나름의 통밥이긴하지만 하하하. 암튼, 다시 커피 이야기로 넘어가자!
커피의 고향은 짐마다. 바로,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이다. 짐마의 옛지명이 카파이고 커피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되었다.
커피는 위에서처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병충해에 약하며, 대량생산이 어렵지만 품질이 좋은 아라비카 종과 정반대로 대량생산이 가능하지만 품질이 떨어지는 로버스타 종으로 나뉜다. 주로 스타벅스와 같은 곳에서 먹는 것이 로버스타다. 게다가, 일명 봉지커피라고 불리우는 커피는 두말할것도 없을것 같다. 자판기 250원짜리 커피는? 아마도 로버스타겠죠? 윽! 설탕물인것 같아서 별로 안좋아했는데, 맛있는 커피는 아라비카 종으로 따로 있더군요. 얼마전에 알게된것이지만서도... 사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커피 좋아하는 것이 이해가 안갔었거든요.
위의 사진은 바나나 나뭇잎 아래에서 재배하는 쉐이드 그로운 방식이랍니다. 뭐, 재배 방식을 이야기 하고 싶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커피도 고급(?)의 빛만 머금고 자라는 녀석이 맛있나 봅니다. 아침 저녁 햇살은 측면에서 비추기 때문에 바나나 나무가 있어도 상관이 없겠지요? 게다가 빛이 대기를 통과하면서 걸러지기 때문에 부드러운 빛이지요. 사진 찍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직아워 시간대의 빛이 바로 이때지요. 그것처럼 커피도 그런 빛을 좋아하나 보다라고 생각되네요.
옛지명 카파에서 이름이 왔다고 하는데(전 왜 종군사진가 로버트 카파가 생각나는지 쩝.), 원주민들은 이미 부르고 있는 말이 있었어요. 바로 '분나'이지요. 김치를 기무치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하는 우리처럼, 이들도 커피 보다는 '분나'라는 커피 고유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답니다. 아쉽게도 '분나'는 자신의 이름을 지키지 못했지만, '김치'는 그 이름을 지켰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분나'... 단어가 왠지 정감이 있는것 같아요. 이렇게요. '물 붓나?' 사투리 처럼 하하하.
위에 구절중에 첫 두구절은 유명한 구절이지요. 인용되는 경우가 아주 많거든요. 하지만, 그 뒷구절은 처음 봤는데, 마지막 두 구절이 마음에 문을 두드리네요. 전 이상하게 자연을 숭배하는 인디언들이 좋아요. 라스트 모히칸의 '주먹지고 일어서'와 '춤추는 곰'이 너무 좋더라구요. 물론 영화였지만, 암튼 어렸을 적에는 '동물의 세계'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를 보고선 그곳에 가서 확 살아버릴려고 했는데. 하하.
에티오피아의 가장 유명하고 긴 역사를 가진 커피의 마크라네요. 말도장 쿡! 지난번 부평의 캐미커피에 갔을 때, 꽉아줌마가 말 도장은 없네라고 했을때, 머릿속에 이 모양이 떠오르더군요. 그때는 나름 내색은 안했지만, 스스로 뿌듯~하더라구요.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은것이 왜 그리 기특한지 푸하하.
채로 커피를 거르는 대신에, 손으로 커피의 크기를 선별해서 골라낸다고 하네요. 인권비가 싸기 때문에 가능하다네요. 공장에서 계속 일하는 것도 아니고, 경쟁률도 치열하기에 이들에게 내일에 대한 기약이 없지만, 그렇다고 희망마져 없는 것은 아니라고 책에서 말해주네요. 일일이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서 정성스레 만들어진 커피 이야기를 알고나니, 조금더 커피에 대한 느낌이 더 좋아지네요.
자! 그럼 끝으로 커피는 어떻게 인류가 발견했을까요? '칼디의 전설'이 가장 유력한 기원이라고 하네요. 잠깐 요약하면, 앞서 이야기 했던짐마(카파)에서 산에서 양을 몰던 소년 칼디가 이름 모를 나무를 먹고 흥분해서 뛰어노는 양을 보고선 의문에 빠졌다네요. 이를 신기하게 여겨 양이 먹은 나무 열매를 따서 입에 넣으니, 쌉싸래한 맛이 혀끝까지 돌고 열매는 곧 칼디의 심장을 뛰게 했다네요. 참으로, 칼디의 관찰력과 호기심, 그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가 커피를 시작하게 했나봐요. 그래서 칼디가수도승에게 이를 알리자, 수도승은 밤마도 졸음을 쫓는데 이 열매가 구원 투수가 되었다네요. 그래서 '하늘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던 것, 바로 그게 분나(커피)라네요. 하지만, 커피가 전파되면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요. 이슬람에서 커피를 마시기 시작해서, 기독교에서는 처음에는 이를 배척을 하죠. 그래서 억압을 했었는데 오히려 요즘에는 기독교에서 커피를 더 많이 마시고, 이슬람에서는 더 적게 마신다고 하네요.
대부분 금기시되는 주제가 인종, 종교, 정치 이야기인데, 전 별로 상관안해요. 그래서 한가지 생각을 말하면,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를 보면 참 허탈하고 안타까워요. 메시아가 왔네, 안왔네, 누구네가 그리 중요해요? 또 하느님이 나를 위해 기도하는 건물 세우라고 했을까요?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겄만, 암튼 그런거 보면, 세상에 '나' 아니면 안된다는 정치인들하고 닮아가고 있어서 허탈해요.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지만, 그렇게 배척하고 억압하던 커피를 이제는 더 즐기고 있으니 언젠가는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도 변하겠죠? 셋이 않아서 커피 한잔 마시면서 좀 친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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