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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x13. 88만원 세대 (우석훈,박일권)



88만원 세대 (우석훈, 박일권 지음)

  신문과 방송에서 많이 언급이 되었던 터라 나에게 익숙했던 단어 "88만원세대"라는 책이다. 20대의 비정규직의 평균 세전 월급을 뜻하는 말이다. 이 책은 토요일, 일요일 이틀동안 나를 놓아 주지 않았다. 이유인즉,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등한시한 나에게는 어려운 용어가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더 읽지 못했던 것은 책을 몇 번이나 덮으며, 찹찹한 마음에 담배를 물어야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책의 앞부분은 머리로 읽을려고 애썼고, 중반부는 터질 듯한 가슴을 움켜잡고 읽었다. 하지만 후반부는 허무했다. 책 저자의 우석훈 박사님("C"급 경제학자)이 바라보는 경제로 사회의 상처를 보여주었으며, 이제껏 내가 왜 이럴까라고 생각했던 많은 부분들의 원인에 대해서 명쾌하게 해석해 주었다. 분단이후 남북한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고 "그 속에서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무엇이든지, 성장을 위해서라면 사회는 대부분 눈감아 주었다." 그리고 그런 성장의 발판이 되었던 당세대의 사람들은 경쟁만이 살길이라 여겼고, 그것이 내가 받은 교육이 되었다.


  "무한경쟁! 세계화!" 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이다. 앞선 세대의 이익을 위해서, 희생되는 "88만원세대" 비정규직으로 착취를 당해야하는 세대이다. "출신학교, 어학점수, 자격증, 해외연수, 인턴경험" 5스펙, 거기에 "봉사활동, 공모전 활동"등을 7스펙, 나아가 "외모관리, 체형관리, 이력서 대필" 까지 슈퍼 스펙으로 무장한 20대!! 하지만 꿈을 잃어버리고 결국 "88만원세대"라고 불리는 그들에게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라고 하고 있다. 진심은 서로 단결해서 사회 부조리와 맞서 싸우는 세대가 되라는 것이 어쩌면 책 저자가 그토록 울분을 토하며하고 싶은 말일 수 있다.

 "한국의 여성들은 감성노동(emotional labor)이라 불리는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식당 종업원, 은행창구의 텔러, KTX 승무원, 텔레마케터 등 서비스 관련 직업들 상당수가 이런 감정노동에 속한다. 젊은 여성에게 대형할인매장에서 오가는 차를 향해 인사를 시키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일본과 한국뿐이다. 추운 겨울 한국의 거리에서 맨 살이 다 드러난 옷 때문에 입술이 새파랗게 질려 덜덜 떨고 있는 홍보도우미들을 만나는 것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니다. 그녀들은 입술이 얼어 붙어 미소조차 지어지지 않는데도 지나는 사람들을 향해 항상 웃고 있어야 한다. 젊다 못해 어린 여성들에게 이런 일을 하게 만드는 나라. 그런 나라가 자국의 청년세대를 ...(중략)" - 책 내용 발췌 -

 가슴으로 읽은 부분이다. 길을 가며 홍보도우미를 보며 좋다며, 침흘린 내가 부끄러울 뿐이고, 텔레마케터의 전화가 귀찮아 퉁명스럽게 받은 내가 한심하기만 하다. 단지, 전국일주를 하기 위해 자전거를 살려고, 주유소에서 두달간 8시간씩 2천400원을 받으며 일한 "나"와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서 주유소 일자리를 선택한 "그들" 속에서 난 무엇을 했단 말인가? 일년 흥청망청 생활하며 지낸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울 뿐이였다. 더욱이 비정규직과 정규직이란 차이도 제대로 몰랐던 무관심이, 10대를 인질로 20대를 착취하는 세대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요즘 북한 체제의 붕괴를 염려하는 기사들이 많다. 급작스런 통일까지 언급을 하며, 북한체제의 김정일이 후계자 양성을 안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독제제제의 공산주의 붕괴를 염려한다. 하지만 정작 대한민국내에 경제력을 후세대에 뺏기지 않으려고, 희망의 문을 닫은 기득권세대들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기본 경제력 바탕위에 희망을 가지고 살고, 결혼과 육아를 담당하며 사회적 책임을 가지게 했어야할 후세대에게 부를 이양하지 않은체 뺏기지 않으려는 삶만이 최고라고 여기는 세대가 나라를 장악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것이 더 위험한지는 역사가 판단해줄 것이다.


  끝으로, 10대를 인질로 삼아 경제성만을 생각하는 현 기득권세대들이 울리는 종이 누구를 위해서 울리는지 듣기 바란다. 그리고 이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에 이들을 위해 준비한 용어인 "88만원세대"를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20,30대의 자녀가 성장했을 때, 이들은 우리의 자녀를 착취할 것이다. 그때 우린 이들에게 돌을 던질수 있을까?"
쇠고기 파동으로 일파만파 퍼졌던 촛불 만큼이나, 우리 시대에 중요시 다루어야 할 문제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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