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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x99. 아침미술관 (이명옥)



  0x99. 아침미술관 (이명옥)

  올해 초쯤인가? 반디 앤 루니스 앞에 이 책의 일부분이 커다랗게 프린트 되어서 게재되어 있어서, 읽던 중에 책의 내용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서 정말 덥석 집어든 책이다. 사실, 천천히 하루에 한부분씩 읽다가 그새를 참지 못하고 한장만 더, 한장만 더 하다가보니 어느사이에 책의 끝부분에 돛을 내리게 되었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살짝 아쉽기도 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는 부분이 이 책은 매일 매일을 한폭의 그림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책은 6월 30일날 끝이 난다. 말인즉! 7월1일부터는 아침미술관 후편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회화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장르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 무게의 중심은 회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구성은 참 간결하게 되어 있다. 왼편은 사진이 오른편에는 그에 대한 설명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문학의 구절이나 작가의 마음이 담겨져있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이 책이 참 좋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매일 매일 그날의 그림과 설명이지만 작가가 의도하는 큰 흐름이 있어서 천천히 집중하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그림은 <첫 걸음마>라는 장 프랑수아 밀레의 작품이고 아래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다. 밀레의 그림은 1858년이고 고흐의 작품은 1890년 작품이다. 그러면? 표절은 고흐가 한것인가? 고흐가 가장 존경하는 화가가 바로 밀레이고 고흐는 이런 밀레의 그림을 교보재처럼 그의 시각에서 이를 그렸다. 그림의 삽자루, 농기계, 무릅을 꿇고 두손을 내민 가장의 모습과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의 모습, 심지어는 뒷 배경의 빨래와 집, 울타리 마져도 같다. 하지만, 마치 거울로 이를 뒤집은것 같이 좌우가 바뀌어 있다. 고흐는 왜 이렇게 그렸을까? 차이점은 밀레는 종이에 파스텔이고 고흐는 캔버스에 유채이다. 사실, 이런 고흐는 그의 우상인 밀레를 한없이 닮아가려고 애썼고, 어느새 그는 밀레만큼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 책에서 이 두 그림은 한장을 사이에 두고 배치가 되어 있다.



  위는 <영웅의 집>이라는 정혜련님의 작품이다. 이 것을 딱 보는 순간 한눈에 청와대라는 것을 알았고, 일그러진 모양을 통해서 오늘날 한국에서 정치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비추어지는지를 정말 정확하게 표현해주는 작품인것 같아서 놀랐었다.


  실물보다 더 실물 같이 표현한 그림(트롱프뢰유)인 이 그림의 제목은 <비평으로부터 탈출>이다. 페레 보렐 델 카소가 그린 것으로 당시 이렇게 사실적인 그림은 기교에 지나지 않는다며 비평가들은 이를 매도했지만, 화가는 오히려 자율성을 억누르는 미술계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눈속임 기법을 통해서 표현하였다. 마치, 액자로 부터 탈출하려는 모습이 바로 비평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한다. 나는 이런 풍자를 할 수 있는 그의 용기와 지혜가 더 없이 부러웠다.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이다. 이 그림은 많이 알려진 그림이다. 연애풍의 그림으로써 그네 뒤에서 줄을 잡고 있는 노인은 여성의 남편이고, 풀 숲에서 숨어서 손을 여자에게로 향하고 있는 사람은 여인의 애인이다. 이런 모습을 그림의 왼쪽에 있는 사랑의 신인 큐피트가 "쉬잇"하는 모양으로 입에 손을 가져다가 대고 있다. 정말, 한장의 그림으로 다소 위험한 관계를 모두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사실, 이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뒤의 줄을 잡아주는 사람이 하인인줄 알았다는... 하하하.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라는 점묘법으로 그려진 그림이다. 사실, 이 그림은 미술 교과서에도 많이 나오는 그림인듯하다. 하지만, 실제로 이 그림을 보고서 느낌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아트 Talk Talk"님의 블로그에서 그림을 보고선 "우와!"라는 감동이 처음으로 왔으니 말이다. 요즘에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모니터와 같은 방법으로 이미지를 볼 수 있다는 것을 1884년에 쇠라는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의 나래를 펴니, 더욱더 그림이 신비로워 보인다. 요즘은... 이렇게 상상속에서 나래를 펼치며 지내고 있다. 하하하.

어쩌면 천천히 읽었어야 할 책이지도 모르지만, 급한 성격에 6월 30일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읽어버렸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추천은, 머리가 아프거나, 답답하거나, 잠깐 짬이 날때, 사무실에서 꽃아 놓고선 한장 두장 정도 짧게 보기에 딱 좋은 책인것 같다. "휴식을 가지지 않는 것은, 기술자가 도구를 손질하지 않는것과 같다."라는 스페인 속담이 있다. 바로 이 책은 책속에서 휴식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한장 한장을 산책하듯이 걷다가 보면, 그림속에 담겨있는 향기가 저절로 배어나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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