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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x98. 사진이란 무엇인가 (최민식)



0x98. 사진이란 무엇인가 (최민식)

  1928년에 태어난 최민식 작가는 1957년부터 인간을 소재로 한 사진을 찍어왔다. 반세기동안 그의 렌즈에 담긴 수많은 사진들을 통해서 그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그의 목소리의 일부분을 이 책을 통해서 듣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을 빌릴때에는 내 가슴 속에 많은 기대가 있었다. 직·간접적으로 그의 사진을 보아 왔었고 시인 조은씨가 그의 사진을 통해 말했던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라는 책과 그의 일대기(?)를 그린 <진실을 담은 시선 최민식>이라는 책도 리뷰를 했었다. 하지만, 이 모두는 나와 같은 3자의 입장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은 것이였다. 반면에, 이번 책은 그가 직접 집필한 책이여서 기대가 더 컸던것 같았다.


  그는 사진을 배운적이 없다. 그리고 그는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다. 그가 담는 것은 철학이고 한 시대의 시간의 그림자이다.


  사진가답게 그는 많은 사진가들을 소개해 주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사진이 풍경 사진이여서인지 애덤스의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이 책에는 그가 사랑하는 작가들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이들을 열거하자면, Alfred Stieglitz(스티글리츠:리얼리즘, 종착역 1893), Paul Strand(스트랜드:민중, 맹인 여인 1916), August Sander(잔더:인물, 벽돌공1928), Edward Weston(웨스턴:렌즈는 인간의 눈보다 많은 것을 본다. 누드 1936), Dorothea Lange(렁어:사회모순과 부조리, 이주민 어머니 1936), Max Alpert(알퍼트:스탭, 유목민 1936), Russell Lee(리:다큐, 집에서의 공부 1939), Yousuf Karsh(카르시:인물, 처칠 영국수상 1941), Dmitri Baltermants(발테르만츠:종군작가, 슬픔 1942), Ansel Adams(애덤스:풍경, 미국 윌리엄슨 산 1944), W.Eugene Smith(스미스:종군작가, 사이판 섬의 아기 1944, 알베르트 슈바이쳐 1949, 천국으로 가는 길 1949), Robert Capa(카파:종군작가, 노르망디 상륙작전 1944), Alfred Eisenstadt(아이젠슈테트:포토스토리, 감격의 키스 1945), Werner Bischof(비쇼프:인간, 가난한 사람 1947, 인도의 여인 1951, 피리 부는 소년 1954), Philippe Halsman(할스만:초현실, 달리와 고양이와 의자, 1948), David Seymour(세이무어:종군작가 CHIM, 전쟁 고아 1949), Carl Mydans(마이단스:보도작가, 통곡 1950), Dmitri Kessel(케셀:다큐, 인양작업 1952), Richard Avedon(에이브던:패션, 코끼리와 미녀, 1955), Don McCullin(맥컬린:다큐, 모자 1960), Alwyn Scott Turner(터너:미국인 삶, 실명 걸인 1969), Slava(Sal) Veder (비더:기자, 재회 1973), Josef Koudelka(쿠델카:집시사진, 영국인과 건물 1976), Sebastiao Salgado(살가도:다큐, 노동자들 1986), H. Cartier-Bresson(카르티에 브레송:결정적 순간, 찰나의 거장, 주점과 여인 1968)이 있다. 앞서 언급한 사진 작가들과 사진을 모두 싣지는 않았다. 다만, 다음번에 다시 이 포스트를 보았을 때, 내 마음속에 일부분이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열해본다. 


위 사진은 최민식 작가님이 직접 찍은 사진이다. 제목은 "절망의 얼굴 (1969)"이다. 처음에 이 사진을 보았을 때는 흠찟 놀랐었다. 내 눈에 처음들어온 것은 근경속의 노인의 얼굴이 아니라 원경이 먼저 들어오고 그 다음 눈이 아래로 오면서 노인의 얼굴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오히려 절망의 얼굴이라기 보다는 포기하지 않는 삶을 이 사진에서 보았다.


  위는 중국 옌볜에서 한 교포의 뒷모습을 담은 것이라고 하였다. 왠지 모르게 난 사람들의 뒷모습에 끌린다. 어쩌면 뒤에서 몰래찍은 사진이 될 수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뒷모습에는 거짓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 뒷모습에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회 속에서 느끼는 쓸쓸함이 함께 담기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뒷모습을 많이 담는다. 사실, 아직은 렌즈를 상대방에게 또렷히 가져다가 대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분간 난 뒷모습을 더 담을것 같다. 누군가의 뒷모습은 항상 솔직하기 때문일지도...

  사실, 이 책을 처음에 읽었을 때는 약간 실망을 했었다. 넓게 포용할 줄 알았던 최민식 작가님의 글은 오히려 현대의 사진들을 거의 쓰레기 취급하듯이 치부해버렸고, 듣기에는 제대로 담지 못할것이라면 차라리 담지 말라라는 듯한 말투의 글들을 보니 내가 생각했던 군자의 모습은 온데간데가 없었다. 마치 오랜 세월을 견뎌오기 위해서 고집이 드세진 한 노인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차츰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그 목소리가 일반인에게 한다기 보다는, 한국에서 후퇴하고 있는 사진을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 말하는 따끔한 충고의 목소리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마치 대선배가 후배들의 모습에서 따끔한 충고를 해주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런 그의 염려와 바램이 담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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