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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x75.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0x75.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 조경숙 옮김)

  저자가 이 책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후, 이 책은 다시 빛을 받게 되었다. 책의 저자인 포리스트 카터는 실제로 체로키 인디언의 핏줄을 이어 받았고, 이 책은 그의 자서전적인 색깔도 가진다. 책의 등장 인물인 할아버지는 실존인물이며, 할머니는 그의 실제 어머니와 할머니의 이미지를 합쳐서 탄생시킨 등장인물이다. 이 책을 보는 내내, 어릴쩍 개울물의 징검다리를 조심스레 넘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포근하고 따사로운 사랑스런 손길을 잡아볼 수도 있었다. 이 책은 그런 감동을 주는 그런 책이다. 책은 동현이의 블로그에서 한비야 누님이 추천한 책이라고 해서, 빌려서 읽었다. 나의 서제가 있다면 반듯이 꽂아 놓고 싶은 그런 책이 이 책이다. 

  누구나 어렸을 적에 인디언 놀이는 한번쯤 해보았을 법하다. 특히,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그려지는 인디언들의 문화와 정신에 매료되어서 얼굴에 추장의 표식을 하고, 머리에는 깃털로된 모자를 쓰고, 워우~ 워우~ 하는 소리를 내면서 전투에 나가는 그런 인디언들이 어렸을 적부터 우리들 마음속에 그려졌다. 이는 인디언들은 그들의 육신이 설 땅은 좁아졌지만, 그들을 담는 마음의 땅은 점점 넓어져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그 일부분을 이 책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그들의 자연과 하나되는 방법과 또 그들이 바라보는 백인사회(문명사회)의 그릇된 모습을 6살짜리 "어린 나무"라는 주인공 인디언의 마음의 눈을 통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별의 아픔은 누구에게나 상처로 남아 있고, 때론 아물었고, 때론 너무나 커서 항상 고통을 느낀다. 그래서 그 상처를 다시 받기 싫어서, 사랑하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하고, 홀로 살려고 마음을 다 잡는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마음속에는 무언가를 혹은 누군가를 담아야 할 텅빈 공간이 자꾸 커져가게만 된다. 그러다가 그것 또한 상처가 됨을 알게된다.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오르텅스 블루-


  지나고 보면 참으로도 별일이 아닌데, 그때는 왜 그렇게 미워하고, 증오하고, 싫어했는지.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서 말이다. 

  "어느 날 정부군 병사들이 찾아와 종잇조각 하나를 내보이며 서명을 하라고 했다. 새로운 백인 개척민들에게 체로키족의 토지가 아닌 곳에 정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서류라고 하면서, 체로키들이 거기에 서명을 하자, 이번에는 더 많은 정부군 병사들이 대검을 꽂은 총으로 무장을 하고 찾아왔다. 체로키들은 저 멀리 해지는 곳으로 가야했다. 그곳에 가면 체로키들이 살도록 정부에서 선처해준 땅, 하지만 백인들은 눈곱만치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황량한 땅이 있다. 이제 체로키들을 거의 다 잡아들였다고 생각한 그들은 마차와 노새를 가져와, 체로키들에게 해가 지는 그곳까지 타고 가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마차를 타지 않았다. 

  덕분에 체로키들은 무언가를 지킬 수 있었다. 그것은 볼 수도 입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것이었지만, 그들은 그것을 지켰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그들은 마차를 타지 않고 걸어갔다. 기나긴 행렬의 뒷쪽에는 아무 쓸모 없는 텅빈 마차가 덜그럭거리며 따라왔다. 체로키는 자신들의 영혼을 마차에 팔지 않았다. 땅도 집도 모두 빼앗겼지만, 체로키들은 마차가 자신들의 영혼을 빼앗아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백인들은 덜그럭거리는 빈 마차들을 뒤에 달고 가는 체로키들을 보고 멍청하다고 비웃었다. 체로키들은 웃는 사람들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고향 산에서 멀어져가자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가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죽은 사람들을 수레에 싣고 가라고 했지만, 체로키들은 시신을 수레에 누이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안고 걸었다. 아직 아기인 죽은 여동생을 안고 가던 조그만 남자아이는 밤이 되면 죽은 동생 옆에서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면 그 아이는 다시 여동생을 안고 걸었다. 남편은 죽은 아내를, 아들은 죽은 부모를, 어미는 죽은 자식을 안은 채 하염없이 걸었다. 길가에 서서 구경하던 사람들중 몇몇이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체로키들은 울지 않았다. 어떤 표정도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 행렬을 눈물의 여로라고 부른다. (1838~1839년에 걸쳐 1만 3천여명 정도의 체로키들이 차례로 오클라호마의 보호구역으로 강제이주당했다. 1,300 킬로미터의 행진중에 추위와 음식부족, 병, 사고 등으로 무려 4,000명 정도의 체로키들이 죽었다.)"

  "백인들이 처음으로 들어왔을 때 우리는 땅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은 성경을 들고 있었다. 백인들은 우리에게 눈을 감고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우리가 눈을 뜨고 보니 백인들은 땅을 차지했고, 우리는 성경을 들고 있었다." - 조모 케냐타(케냐 최초의 수상) -

  6살짜리 꼬마 "작은 나무"가 바라본 어른들의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곳이였다. 하지만, 항상 작은 나무를 반겨주는 곳은 대자연의 어머니 품이였다.

축복의 기도

이제 또 한사람의 여행자가
우리 곁에 왔네.

그가 우리와 함께 지내는 날들이
웃음으로 가득하기를.

하늘의 따뜻한 바람이
그의 집 위로 부드럽게 불기를.

위대한 정령이 그의 집에 들어가는
모든 이들을 축복하기를.

그의 모카신 신발이
여기저기 눈위에
행복한 발자국을 남기기를.

- 체로키 인디언들이 아이의 탄생을 축복하는 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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