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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x6B. 인생사용설명서 (김홍신)



  일기예보에서 날씨가 별로 좋지 않다고 해서, 출사대신 간 곳이 영풍문고이다. 서점에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가 나의 눈에 띈 이 책을 펼쳐들고서는 그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이 책에 재미를 느껴서 책을 구입하려고 했었는데.. 책의 말미에 이런 글이 있었다. 책의 저자인 김홍신씨가 한때 지하 1층에 1만여권의 책과 자신이 쓴 초본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고로 파이프가 터져서 지하에 물이 반쯤 찬 이후에야 알게 되었다고 그런다. 그래서 그 많은 책들을 건지지도 못했고 이후에 이 책들을 다시 사모으고자 책방들을 사방 팔방으로 뛰어다녔다고 했다. 그러다가 문뜩, 자신이 하고 있는 짓이 무슨 짓인가? 라는 물음을 품게 되었고. 단지, 스스로의 위안을 삼아 책을 가지고 싶다는 허망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그런다. 맞는 말이다. 가끔씩 책장에 꼽혀있는 책들을 보면, 뿌듯함(?)이 생기지만 실제로는 그 뿌듯함이 스스로의 위안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내 마음에 담아 두기로 하고선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번역본을 한권 구입했다. 지금 읽고 있는데 중,고등학교때 쯔음에 읽었던 것 같다. 

  우선, 사진은 서점에서 찍은것인데, 아직은 카메라를 아무곳에서나 잡기엔 부끄럼이 있어 표지만 찍었다. 암튼. 다시 "인생사용설명서"로 돌아가보자. 책의 표지에 있는 반쯤 찬 컵에 대해서는 한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아직도 물이 반이나 남았다." 혹은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가치관, 생각, 태도등에 대한 인생 매뉴얼을 담고 있다. 7가지의 물음과 그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을 유도하는 글들로 책은 이루어져 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왜 사십니까?", "인생의 주인은 누구십니까?", "이 세상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누구와 함께 하겠습니까?", "지금 괴로운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겠습니까?" 라는 물음들이다. 

  이 책에는 물음과 그에 대한 일화 혹은 김홍신 소설가의 경험에서 나오는 에피소드를 가지고 책을 엮어가고 있다. 책의 중간에는 동북공정에 대한 글이 자존심과 관련되어 나와서 약간 어리둥절 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책의 내용이 각 개인의 삶에 호소하는 반면, 갑자기 민족에 대한 호소가 들어 있어서 아리송한면이 있었다. (물론 민족속에도 개인이 포함되어 있으니 그렇게 따지면 할말없다.) 그래서인지 일화에 대한 생각과 느낌이 남는 책이다. 사실,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일화들 중에 어떤 것은 중첩이 되면, 두번째에는 그 감흥이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잊을만 할때 한번쯤 되새김질을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보면 소화가 되지 않겠는가?

  생각나는 일화를 하나 소개하면, 인도에서 자신의 아내가 다쳐서 병원에 가야했지만, 칼바위산이 가로 막고 있어서 80km를 돌아서 가야했던 한 남자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의 아내는 죽음을 맞이했고, 그는 장례를 치룬 그날 부터 망치하나와 정하나를 들고서 칼바위산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모두가 다 미친짓이라고 했다. 허드랫일을 하면서 삶을 버텨 나간 그는 22년후 폭 2.3미터 길이 900미터에 이르는 터널을 파서 만들었다. 마을 사람들이 건넛마을 병원으로 수레를 끌고서 지나갈 수 있는 폭이였다. 단지, 그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칼 바위산에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칼바위산보다 더 큰 자존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억을 더듬어 쓰는 것이라, 정확하지는 않다. 암튼, 중요한 것은 이 일화가 나에게 준 생각이라는 것이다. 산보다 더 큰 자존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는 무엇이 두렵겠는가?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도 더 큰 존재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작은 실패에 두려워서 시도를 하지 않는 스스로에게 부끄럼을 주는 일화이다. 

  "쥐는 쥐약인 줄 알면 먹지 않는데, 사람은 쥐약인 줄 알면서도 먹는다." - 금연시에 김홍신씨가 스승으로 부터 들은말 -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벌판을 내달리다가 잠시 멈추어 뒤를 돌아본다. 너무 빨리 달리면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 봐 잠시 멈추는 것이다. 혼자 편한 대로 생각하고 혼자 상대를 재단하고 마음대로 달려가면 상대가 따라올 수 없다. 그러니 잠시 멈추어서 상대를 살펴봐라. 당신을 따라오는 상대가 지쳐 있음을 발견할것이다."
  
  "대나무처럼 살라!" - 성철 스님 - 
가늘고 길지만 마디가 있고 속이 비어서 모진 바람에도 꺽이지 않는다. 속이 빈것은 욕심을 덜어내고 가슴을 비우라는 것이다. 또한 좌절,갈등,실수, 실패, 절망, 아픔, 병고, 이별 같은 마디가 없으면 우뚝 설 수 없다는 것이다.

  "바람을 마주 보고 맞으면 역풍이지만, 뒤로 돌아서서 맞으면 순풍이 된다." - 대기업 사장 -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여느 자기계발서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김홍신씨의 자신의 에피소드가 들어있어 보다 진실된 자기계발서라고 생각되고, 그의 멋진 노년을 바라보며 독자로 하여금, 후회없는 행복한 인생을 살라는 그의 조언이기도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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