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아마 술을 먹고 쓰는 세번째 글이 되는것 같다. 이전에는 "In vino veritas!" 와 "취중진담"에 대해서 글을 쓴적이 있고, 이것이 그 세번째이다. 일전에 말했듯이, 술잔에 진리가 있다. 말인즉, 때론 목구멍에 묶여있던 사슬이 풀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평상시에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오늘이 그러한 경우였다. 항상 술이 쌔다고 같이 술먹는 사람들을 모두 잠들게(?)한 후에 유유히 웃음을 짓던 회사 동료가 오늘은 안좋은 일로 인해서 술을 많이 마셨다. 그리고 가장 먼저 취해버렸다. 같이 먹던 사람들이랑 방향이 좀 다르고, 나와는 집이 가깝기 때문에 내가 집까지 데려다가 주었다.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 택시를 탔었는데... 돌아올때 알고보니, 지갑에 돈이 없더라. 푸하하하. 덕분에 다리 운동좀 했다. 사실, 머리가 술기운에 파업하는 바람에 손발이 고생했다고 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
데려다가 주고 오는 길에 왼편에 있는 골목길이 너무나도 단아(?) 혹은 유난히 쓸쓸해 보여서 한컷 찍었다. 술집에서 찍었던 사진들도 있었는데, 오는길에 교통사고 현장을 찍는 바람에 메모리가 모자라서 삭제했다. 사고현장은 내가 보기에 좀 심각했다. 바닥에 흘린 피의 양이 좀 많은듯 싶었고, 사고 조취가 너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사람들이 모여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었다. 사진을 찍기전이라면 관심도 없었지만, 이상하게 이번만큼은 사람들 말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처음에는 몰랐었다. 옆에 있는 여자 두분이 "어떻게 어떻게"라는 말을 연발할 뿐이였다. 그러다가 차 아래에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쓰러져있는 것을 보았고, 그 옆에 경찰이 서있었다. 인명 구조는 아랑곳 하지 않고 교통정리가 우선이였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마 내가 사진 몇장을 지우고, 다시 카메라를 셋팅하고 하는 시간정도? 대략 2분? 3분? 그리고 그전에 교통정리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꽤 오랜시간이 흘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제서야 경찰이 휴대폰 있는 사람 119에 신고하라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깟 차막히는 것이 중요한가? 생명이 중요한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옆의 여자분들과 아주머니들은 "저게 경찰이야?"하는 소리밖에 하지 않았고, 아주머니는 이런거 사진으로 찍어 놓아야한다고 하셨다. (스냅사진참고)
사실, 두컷을 찍었다. (카메라 메모리가 없어서, 내장 메모리를 쓰는 바람에...) 다른 한컷은 자동차 번호판과 핏자국이 과도해서 올리지는 않았다. 머리부분에서 피가 나왔기 때문에 그나마 마음이 좀 놓인다. 피가 나오지 않고 내부에서 출혈이 생기면, 정말 위험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암튼, 술을 먹고 쓰는 포스팅이지만, 내 정신은 잃지 않았고, 필요하다면, 증인으로 불러도 좋다.
사고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하고, 위의 사진 골목길을 보면... 왠지 모르게, 저 가로등 아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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